유달산

고요한 밤사이에 소리없이 눈이

내렸네 유달산의 설경을 보려고 한

걸음 한 걸음 층계를 오르니 일등

바위까지 올라 왔구나 천하는 은 세계로

변했고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일등암은

나를 보기 미안해서 가짜 백발쓰고

설화는 아름답고 깨끗해서 내 마음이

즐거워 추위도 잊었네 다도해 푸른 문은

변함없는데 오룡은 어디 가고 오룡이

돌아왔구나 4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은

충무공의 유비무환 정신으로 빛나는데

예순살에 다시 붓을 잡은 나는 일흔 넘어

눈 뫼 위에서 시를 읊나니 누가 인생은

60 부터이고 인간 70 고래희라 했던가

할 일이 태산같은 나에게 짧은 인생이

너무 서러 웁구나

 

1993.12.21 눈 덮인 유달산

올라 일등바위 설경을 그리며 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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